내 사는 얘기

젊은 그들

서해기린 2011. 8. 5. 18:57

 

전에 나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던 漢族(한족) 張샘이 있다.

최근에 친정인 중국을 다녀왔다며 두 살된 딸 사진을 문자로 보내왔다.

귀엽기도 하거니와 어쩜 제 엄마와 그리도 똑같게 생겼는지

작년에 만나고 못본지라 보고싶기도 해서 만나자고 했다.

 

마침 휴가중이라며 두 살된 딸과 그녀의 한국인 남편도 같이 나왔다.  

같은 구미에 사는 줄 알았더니

남편따라 경기도에 가서 살다가 휴가차 시댁에 들렀다고 한다.

 

 

휴대폰 문자로 온사진을

                                                       또 찍으니 이렇게 나왔다.

                                                       제 엄마처럼 귀엽고 똘망똘망하다.ㅎㅎ

 

 

옛날 자주가던 아지트에서 오리구이를 먹었다.

그 아지트는 유명한 보양식전문집으로

여주인장이 바로 나의 중국어 동료이자 張샘의 제자이기도 하다.

쥔장 언니도 오랜만에 봐서 정말 반가웠다.

 

놓은 지 1년 반이 지난 나의 중국어는 녹이 슬어 잘 나오지 않았다.

읽는 것은 찬찬히 볼 수도 있겠지만  말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ㅎㅎ

할 수 없이 중국어와 우리말을 섞어가며 옛날 얘기도 하고 그간의 일들을 얘기했다.

 

그녀는 친정 무한武汉(漢)(長江중류에 위치, 湖北省의 성도)에서 가져온 英山名茶라며,  

그녀의 외삼촌이 직접 농장에 가서 사왔다는 고급 녹차 한통을 선물로 내놓았다.

지난 해는 말린 연밥과 은행을 가져다 주더니

올해도 잊지 않고 선물을 챙겨온 그 마음을 소중히 받았다.

고맙다.

 

 

 

 

그녀의 딸은 아직도 모유를 먹는다고 했다.

아이는 순하고 잘 웃으며 아장아장 곧잘 걸어다녔다.

한창 말을 배우느라 통역이 필요했지만 제 엄마에게는 뭐러뭐라 종알대는 폼이라니. ^^

 

지난 해 그녀가 아이를 낳았을 때

기저귀를 사들고 찾아간 적이 있다.

그때 잠만 자던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컸는지.

아이는 잘 놀더니 잠이 오는지 보채기 시작하고

그녀는 내게 양해를 구하고는 이내 가슴을 열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엄마품에 안겨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젖을 빨다가 금세 잠이 드는 아이,

그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이제 슬슬 젖을 떼야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그녀는 지금의 남편을 그의 중국유학중에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그녀는 아직 어리지만 내가 만난 몇몇 중국인 선생중 가장 다이나믹하고

생각이 긍정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똑똑하다. 

그녀의 강의는 활기차고 재미있어서 학생들은 그녀를 참 좋아했다. 

지금은 아이와 남편에게만 올인하기 위해 잠시 강의를 쉬고 있지만

 내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다시 강단에 설 작정이란다.

 

그녀의 남편을 보니 그녀와 닮아 보이고 서로 많이 아끼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

특별한 인연으로 한국까지 와서 보금자리를 꾸민 그녀.

그녀가 걸어갈 한국에서의 삶이 진정 행복하도록 맘속으로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