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자유사진

평창의 보광 피닉스 파크 & 봉평 이효석 생가와 물레방앗간을 찾아서

서해기린 2013. 8. 27. 17:33

 

 

 

지난 금요일 시부모님과 그 아들 3형제 부부 그리고 막내네 두 딸이 합류해  평창 피닉스 파크로

1박 2일의 짧은 가족휴가를 떠났어요. 미국에 사는 손윗 시누이 가족은 또 빠질 수밖에요.

우리 아이들과 둘째네 두 아들은 일정상 오지 못했지요.

작년에 보령에서 이런 모임을 하고 반응이 좋아 이번에도 이어갔는데 결과는 역시 괜찮았어요.

 모두들 바쁜 사정이 있어 길게는 못하고 1박만 했지요.

 

 

 

양쪽은 동서들입니다.

숙소에 짐을 부려놓고는 사진 생각도 않고 편하게 입고 나갔다가 동서들과 대비되어 촌스럽기 그지 없네요.

다음날은 맞춰서 입었습니다.ㅎㅎ

보라색 벌개미취는 언제 보아도 편하고 예쁘고 사랑스럽네요. 

 

 

 

 

 

더위가 한풀 꺾여서 좋았어요.  

평창은 세 번째 가 보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많이 변했더군요.

태기산 정상 몽블랑에는 케이블카로 올라갔지요.

겨울이면 수많은 스키어들이 몰리겠지만 저는 여름에만 가 보네요.

전에는 소규모이던 동물들이 60마리나 되는 양떼목장으로 확대되었구요.

 그네와 소원성취종, 작은 공작새와 조류 우리, 소원을 접은 쪽지 코너 같은 것들이 있었지요.

 

양들은 먹이를 달라고 사람들 쪽으로 우르르 몰리고 공작은 마침 꼬리를 활짝 펴고 고운 자태를 뽐내더군요.

그런데 공작이 사는 집이 너무 좁아서 활짝 편 공작의 깃털이 부러지고 꺾여 불쌍했어요.

 '좀 넓게 지어주지'.

 전에는 칠면조가 우스꽝스럽게 울더니 지금은 보이지 않았어요.

몽블랑에 서면 전망이 좋고 언제나 시원합니다.

장 시원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나를 어루만지는 곳이지요. 

 

 

 

 

4고부라 해야 하나요.

시어머니는 내년이면 팔순인데 젊어 보이지요?

 

휴가 가면 먹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점심은 <평창 한우 마을> 대화점에서 한우로,  저녁은 휘닉스파크 주변의 <일송정>이란 횟집에서 송어회(여기 강추)를 먹었어요.

송어회 맛이 연어처럼 부드럽고 가격대비 민족도가 최고였지요. 차가운 돌접시에 나오는데  한 접시에 3만원이고 양도

많으며 매운탕 맛도 좋더군요. 상추는 싱싱하고 금방 밭에서 따온 것 같았어요.

낮에 먹던 한우마을 상추는 비실거렸거든요.

숙소에서 전화하면 차가 와서 실어다 줍니다.

 

 

 

 

막내 시동생 부부와 함께

 

 

 

 

 

 

                     

                     막내네 막내딸도

 

 

 

 

 

팔순을 두 해 넘긴 시아버지와 함께,

역시 정정하시지요.

 

 

 

 

 

 

 

이번에 시아버지와 옆지기 반바지를 제가 샀어요.

여름옷이 들어가는 추세라 사이즈가 없어 父子가 같은 색 반바지를 입게 되었지요.ㅎㅎ  

 

 

 

 

 

토요일 아침은 닭도리탕과 콩나물국을 숙소에서 만들어 먹었는데 가져온 각종 밑반찬을 곁들이니 근사한 아침식사가 완성,

다 맛있더라구요.

 

 

 

 

 

 

 

금요일 도착할 때만 해도 넓직하던 주차장이 자고 나니 이렇게 꽉 차버렸네요.

막바지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토요일은 붐비더군요.

 

 

 

 

 

 

                                              안개낀 피닉스파크의 아침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생가와 문학관, 물레방앗간 그리고  메밀이 들어간 음식들이 주인공이지요.

예전에 비하면 이곳도 조금 변했어요.

지금은 이효석 문학관이 새단장을 하는 중이라 생가터와 몰레방앗간만 둘러 보고 왔습니다.

메밀밭도 보았는데 꽃은 아직입니다.

고장에 잘 나가는 소설가가 배출되니 후손들이 관광객을 통해 잘 먹고 사는 셈이지요.

9월이 되어 메밀꽃이 소금을 뿌린 듯 피면 효석 문화제가  열리겠지요.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본문 중에서

 

 

                        다시 봐도 묘사가 뛰어납니다. 창조적 은유를 통해서 서정적인 배음이 가장 효과를 거두고 있는 대목이

                    허 생원이 고개를 넘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화자와 인물은 물론 자연까지 한데 융화되고 있으며 참신한

                    은유 또한 나타나고 있지요.

 

                       지금이 메밀꽃 필 무렵이 아니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음달은 되어야 피겠지요.

                                          

 

 

 

 

 

 

 

 

 

 

 

 

 

 

    

  

                      

                      물레방앗간으로 갑니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이 길은 운치있네요.

                     어느새 가을이 보입니다.

 

 

 

  

 

 

 

 

 

 

  

 

 

 

 

 

                     

                   막내네 부부, 어찌 그림과 비슷하게~ ㅋㅋ

 

 

 

                                           

                                            디딜방아는 옛닐에도 있더니 지금도 그대로이네요. 

 

 

 

 

 

                                             

 

                소설에서는 이 물레방앗간에서 장돌뱅이 허생원과 분이가 ......

                그래서 동이가 생기지요. 

                평생을 장터로 떠돌던 허생원은 조선달과 봉평장에서 다음장으로 가는 길에   젊은 장꾼 동이를

                만나게 되고 그 밤에 메밀꽃은 달빛 아래 소금을 뿌린 듯 피었는데 왠지 모르게 끌리는 동이의 내력을

                듣다 보니 그가 옛날 분이와의 사이에 난 자기 아들임을 알게 되는, 그러나 그 사실을 밝히지는 못하고

                분이를 찾아 떠난다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날 점심은 물레방앗간 옆 <풀내음>이란 향토음식점에서 메밀냉면, 메밀전병, 감자떡으로 했구요.

냉면맛이 시원하고 좋았지요. 이 집 분위기가 아늑하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들어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초가지붕 위에 해바라기가 피어있는 풍경도 잊지 못하겠네요.

 

 

 

     

                                         

                                         

 

                                          둘째 동서와 막내네 큰 조카

 

 

가져간 간식과 과일도 풍성해서 즐겁게 먹고 쉬고 놀았습니다.

저녁에는 부모님만 빼고 다 볼링을 치고 3형제는 새벽에 골프 라운딩을 했지요.

아버님은 나홀로 아침 산책, 저는 막내동서와 산책을 갔고 둘째 며느리는 고데기로 어머님 머리를 만져드렸어요.

내년에는 며느리들도 골프클럽 가져와서 같이 치자고 했습니다.

사실 막내 동서가 골프를 하다 말았고 저도 오래 쉬었거든요. 둘째만 지금 열심히 하고 있지요.

내년을 위해 골프를 재가동해야 할 것 같네요.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하지요.

                        돌아와서 사진을 들여다 보며 또 한 번 즐겁습니다.

                        이 맛에 떠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또 열심히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