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폭설 / 이규리

서해기린 2020. 12. 13. 01:43

첫사랑은 예의가 없었다

밑줄 안에서 글자들은 숨죽이며 울었다

그리고

철대문은 사무치는 이름들을 부르며 닫힌다

공중에 뜬 난폭한 왕국이 하나

앞을 가리며

또 한번 갇히며



《폭설》전문. 이규리. 《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20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