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산 계곡에서 고향친구들과~
문경에서 동로쪽으로 가다보면 이런 곳이 나온다.
고향친구의 사과농장이 있는 곳 입구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중학교 동창들이 건강에 부쩍 관심을 가지며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몸도 좀 위하자며 시작한 것이 있다.
바로 여름에 만나서 세가지 고기를 먹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 그 고기(犬)를 못먹는 친구를 위해 염소고기와 오리고기도 준비를 하는데
6월 총동창회때는 집안일로 가지 못했기에 이번엔 큰맘먹고 나섰다.
고향에는 전통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제법 여러 곳 흩어져 있다.
대미요? 이곳은 처음이다.
오른쪽은 낙엽송 교목이 시원스레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내가 숲과 계곡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들꽃은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오래된 내 愛馬 원년 SM5를 맨 끝에 세우고 계곡을 가로질러 걸었다.
농장주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러나 이 친구의 주업이 농사일은 아니다.
주업은 금융이고 농사는 부업으로 부친의 일을 도와가며 주말에나 들르는 정도이다.
어쨌거나 이런 친구가 있어서 나와 친구들은 좋다.ㅎㅎ
대미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어찌나 차가운지 이 다음에 그와 아이들하고 다시 오고 싶었다.
샌달을 벗어 들고 이곳을 맨발로 건너 왔다.
피서가 따로 없었다. 거의 얼음물 사촌이니까.ㅎㅎ
감자를 한 솥 쪄서 먹고 좀 얻어오기도 했다.
옥수수는 두 솥을 쪄내도 금세 동이 나 버렸다.
나도 옥수수광이라 먹는데 정신이 팔려 옥수수사진은 그만 놓치고 말았다.ㅎㅎ
옥수수는 밭에서 바로 꺾어 쪄내는 것이 가장 연하고 맛이 있다.
어린시절, 우리 밭에서 갓꺾어온 옥수수를 할머니가 가마솥에 잔뜩 쪄 내시면
함지박에 담겨 김이 모락모락 나던 그 옥수수맛. 그 맛이 꼭 이런 맛이었다.
개망초도 자세히 보면 참 예쁘다.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면 더 좋다.
여자들에게 좋은 익모초로 알고 있다.
옛날에 엄마는 冷(냉)한데 좋다고 저것을 많이 고아 드셨다.
산초나무,
까만 열매가 달리는데 기름을 짜서 먹으면 특이한 향이 난다.
아버지는 산초기름에 밥을 비벼 드시는 것을 즐겼다.
친구네 사과. 품종이 아오리라면 곧 먹을 수 있겠다.
부사라면 서리가 내려야 제맛이 나겠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운전관계로 아이스박스에 있는 음료수만 축내고 저기 보이는 것은 한입도 마시지 않았다.ㅎㅎ
수박이 정말 잘 익었다.
도마 한번 크다. 나무향이 솔솔 풍기는 새 도마다.
한옥을 짓는 동창이 직접 대패질을 해서 농장주에게 이날 선물한 거란다.
이 친구가 대학시절에 농장주 친구네 자취집에서 2년동안 라면을 공짜로 얻어 먹었는데 한 번도 군소리를 하지 않더란다.
그래서 고마움의 표시로 가져왔다고.
당시에 먹고 나면 얼른 설거지를 하고 눈치껏 행동했다고 해서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아.(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아)
길 중간쯤 자동차가 모여있는 곳이 친구네 농장이다.
방과 부엌, 사랑방, 마루, 창고가 고루 갖춰져 살림을 살아도 되고 한 번씩 주말에 와서 묵어도 되겠다..
서울과 대구 등 먼 곳에서 친구들이 찾아와 함게 하니 이 어찌 즐겁지 않겠나.ㅎㅎ
찾아갈 고향이 있고 거기 정든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가끔 도시에서 자란 친구들은 산좋고 물좋은시골이 고향인 나를,
부러워 하기도 하더라.
먹을 것을 갓내왔을 때 찍어야 보기좋은데 먹다가 찍으니 이렇게 어지럽다.ㅎㅎ
잘 나가는 사장과 공무원, 회사원이다.
진짜 잘 나가는 고향지기 땅부자, 알부자 친구는 이날 농약친다고 못나왔다.
맨발의 여인은 얼마 전 대구에서 까페를 열었다.
써빙 담당친구, 이날 애썼다 친구야.
이 친구도 모금융기관 상무.
노래도 하고 한옥 건축가는 唱(창)도 하고
경향각지에서 많이 모였다.
서울서 온 친구와 같이
농장주 친구 여동생이 한서예해서 연습하던 것만 모아도 도배를 하고 남는다.
분홍티는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도예가 딸이고 친구도 꽤 유명하다.
대를 이어 도자기를 만든다.
나이가 이쯤 되니 열심히 산 덕에 그럭저럭 다들 먹고살 만 하다.
꼭 이런 친구들이 있어요.ㅎㅎ
여기는 사장남이 여럿 있다.
여기는 유명 아웃도어웨어 사장도 있다.
자영업하는 친구도 있고
마늘빻는 친구 폼이 끝내준다. 표정은 더 죽인다.ㅋㅋ
모교육청 장학사다.
캔마이크 든 친구가 농장주
이래뵈도 금융기관의 상무다.
저 쪽 걸어오는 친구도 대기업에서 잘 나간다.
나이가 몇인데 세련구디 저런 친구도 있다.
뽕나무가 보여 찍어보았다.
뭔 얘기로 저리 재밌는지
다들 포즈가 재미있다.
잘 찍어줄 테니 웃어라 했는데... 잘 나왔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