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인장(過 故 人 莊)/맹호연
친구가 닭고기와 기장밥을 준비하고,
나를 시골집으로 청했네.
푸른 나무가 마을을 두르고,
푸른 산은 성곽 밖에 비껴 있네.
창을 열면 채소밭이 붙어 있고,
술잔 들며 뽕과 삼 이야기를 나누네.
중양절을 기다려,
다시 와서 국화를 보기로 하네.
過 故 人 莊
친구 집을 찾아
孟 浩 然
故 人 具 鷄 黍 邀 我 至 田 家
綠 樹 村 邊 合 靑 山 郭 外 斜
開 軒 面 場 圃 把 酒 話 桑 麻
待 到 重 陽 日 還 來 就 菊 花
고 인 구 계 서 요 아 지 전 가
녹 수 촌 변 합 청 산 곽 외 사
개 헌 면 장 포 파 주 화 상 마
대 도 중 양 일 환 내 취 국 화
過(과): 찾아가다. 방문하다. 莊(장): 농막. 농가. 별장. 鷄黍(계서): 닭고기와 기장밥. 論語에 “殺鷄爲黍而食之(살계위서이식지)-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였다”가 있다. 邀(요): 초청하다. 合: 모이다. 斜: 빗기다. 軒(헌): 창문. 面: 마주하다.
場圃(장포): 집 근처에 있는 채소밭. 桑麻(상마): 뽕과 삼. 도연명의 <歸園田居>에서 “相見無雜言, 但道桑麻長- 서로 만나도 잡된 말은 없이 뽕이나 삼 자라는 얘기를 한다” 가 있다. 누에치기와 길쌈 등의 농사일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重陽日: 음력 9월 9일 중양절로 높은 곳에 오르기, 산수유나무 꽂기, 국화 감상, 국화주 마시기, 전 부쳐먹기 등의 풍습이 있다.
친구의 초대로 田家를 방문한다. 마을은 綠樹로 둘러져 있고, 산은 성밖에 있으며, 창 밖은 채소밭이 있어,
田園의 한적함이 그려진다. 술잔을 나누며, 누에 치고 길쌈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국화를 떠올려 중양절을 기약한다.
국화는 傲霜孤節(오상고절)이라 하여 늦서리를 맞으며, 꽃을 피워내는 절개를 평가하여
梅, 蘭, 菊, 竹을 四君子로 대접하며, 文人들이 즐긴다.
//////////////////////
지난 주말에 문경 대미산 자락에 있는 고향친구의 농장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내 사는 얘기>코너에서 자세히 애기했지만 이런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는 맹호연의 시가 있어 올려 본다.
당나라 시절 그 옛날에 맹호연의 친구는 닭을 잡아 친구를 초대했지만
내 친구는 규모도 크게 동기들을 불러
더 좋은 3대 보신고기들을 내놓았다.
남자 동창들은 회비를 냈다고 하는데 여자 동창은 받지 않아 대접을 받았다.ㅎㅎ
감자는 친구가 직접 농사지은 것을 내놓았고 옥수수는 회비로 샀지만 장소만 해도 어디인가?
뒷설거지도 해야하는데 이 모든 것을 다 감수하고 불러주니
나와 친구들로선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