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다리로
노래를 부르다니,
세상에,
그렁그렁 젖어 흐느끼는 다리가 있다니,
뜨겁던 사람 싸늘히 식어
정강이뼈에 구멍을 내고
께냐를 불면
외발로 떠난 사람이 빈 가슴을 절뚝절뚝 휘돌아
구멍마다 흘러나온다
내 눈물이 뼈처럼 단단해질 때까지
두고두고 슬퍼하라고
죽어서
다정히 어깨를 안아주는 당신
뒤늦게
입술을 다리뼈로 받아주는 당신
-마경덕-
* 죽은 연인의 정강이뼈로 만든다는 악기. ‘궤나’라고도 함.
<차령문학> 2011. 봄호
죽은 연인의 뼈로 만든 악기를
슬퍼서 어떻게 불 수 있을까요.
악기로라도 만지며 그리워하게 될까요.
못할 것 같아요.
** 그런 악기가 실제로 있나 찾아 봤어요.
위키백과에 의하면
께나는 안데스 지방의 입으로 부는 악기로,
대나무나 나무로 만들며, 옛날에는 동물이나 사람의 뼈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구멍은 앞에 6개, 뒤에 1개 나 있으며, 남자만 불 수 있는 악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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