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 아까시꽃도 이제 지고있네요. 창을 열면 훅하고 날아와 제 존재를 알려주던 오월의 향기도 슬슬 뒷걸음치고 앞숲은 쑥쑥 자라나 베란다 앞으로 성큼 다가옵니다. 우듬지 잎들도 초록의 기세를 늘려 점점 부풀고 있습니다. 오월은 산책하기 좋은 계절, 위로는 아까시향이 날아들고 길 옆.. 여행 및 자유사진 2014.05.16
저녁의 연인들/황학주 올리브 나무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잡아둘 수 있도록 당신이 나를 수습할 수 있도록 올리브.. 좋은 시 2014.05.07
초보농군 귀촌일기, 숯골에 오다 [삶 속에서-초보 농군 귀촌일기] 숯골에 오다 서향으로 앉은 토담방 툇마루에서 보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하늘 아래 산이 있고 그 산 아래 들이 누워있다. 들이 끝나는 곳에 작은 대숲이 있고 대숲과 맞대어 있는 담을 넘으면 우리 집 마당의 매실나무가 천 개의 팔을 가진.. 추천기사 & 칼럼 2014.05.02
도루묵 택배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확인하는데 '전화를 해도 부재중이고 생물이라 집앞에 두고 간'다는 문자가 뜬다. 뭘까? 어제 고향친구가 모처럼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며 주소를 묻더니 시부상을 당해 심경이 좀 복잡했다며 가끔 연락하자더니 아무래도 그쪽이 의심스러웠.. 여행 및 자유사진 2014.04.30
비 오는 월요일 아침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옆차선에서 트럭에 실려 소가 지나간다. 지붕도 없이 지그재그로 서서 비 맞으며 간다. 겁 먹은 큰 눈을 보았다. 뿔 있고 덩지 큰 누렁소, 뿔 없는 밝은 색 누렁소, 흔들리며 간다. 나는 저들이 가는 목적지를 안다. 저들의 젖은 등이 외롭고 추워 보이는 이유.. 낙서 2014.04.28
4월의 금오지 4월 11일 오후 6시 무렵의 금오지 풍경입니다. 벚꽃이 지고 있지만 왕벚꽃은 피어나고 복사꽃도 한창이더군요. 나무마다 연두가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연두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꽃이 아닐까요. 고운 연두는 변신을 거듭해 초록으로 짙은 녹색으로 점점 바뀌어 가겠지요. 봄 한가운데 .. 여행 및 자유사진 2014.04.13
점(占), 믿을까 말까 점(占), 믿을까 말까 정상미 선거철에 입시철까지 겹쳤다. 점집이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경기가 좋지 않아 답답한 서민들까지 점집을 찾는다. 점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미래의 일을 믿는다는 점에서 상통하는 얘기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드」에서 ‘맥베드’는 왕이 .. 정상미 수필 & 산문 2014.04.07
벚꽃 관련시 모음 2- 이외수, 오세영, 용혜원, 김용택, 황동규, 황지우, 벚꽃 / 이외수 오늘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을 빵 한 조각을 먹는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벚꽃 / 오세영 죽음은 다시 죽을 수 없으므로 영원하다. 이 지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스스로 독배(毒杯)를 드는 연인들의 마지막 입맞춤같이 벚꽃은 아름다움의 절정.. 좋은 시 2014.04.03
벚꽃 관련시 모음 -조향순, 안도현, 이규리, 나태주, 이향아 시인 벚꽃이 만개해 온세상이 환하네요 시인들은 벚꽃을 어떻게 노래했는지 찾아봤어요. 그중 몇 편을 골라 올려 봅니다. 벚꽃 / 조향순 오든지 가든지 상관하지 않을게야 상관하기로 한다면야, 이별하기 위한 사랑 지기 위해 핀 짓거리를 용서할 수 있으랴 내 잠든 밤사이에 지나가는 바람이 .. 좋은 시 2014.04.02
벚꽃도 목련도 활짝 예년보다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빨리 핀 벚꽃이 사람들을 뮤혹하네요. 우리 동네는 꽃잔치가 벌어졌어요. 차도 사람도 다 쏟아져 나와 산책길에서 금오산까지 북적북적... 우리도 나가봤지요. 일주일 뒤에 시작한다는 벚꽃 축제길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일찍 핀 벚꽃 앞에서 무색할 지.. 여행 및 자유사진 201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