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꿈대로
여기가 어디라고,
너는 참 겁도 없어.
'적절한 관계'인 사람도
아주 가끔씩인 방에,
'부적절한 관계'의 너는
거의 매일 밤 들락거리며
온갖 간섭을 한다.
내 머리에 꽃을 꽂아 주기도 하고
어딘지 모를 곳을 손 잡고 가기도 하고
항상 그랬던 사람처럼
예사로이 옆에서 자고 있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보고싶어 미치는 줄 알았어라고
뜨겁게 투덜거리기도 한다.
다시는 만나지 않겠지만
도대체 빗장이 없으니
난들 어쩔 수 없잖아.
여기서만 니 마음대로 사랑해.
꿈은 꿈대로 그냥 둘 거야.
-조향순-
조향순 시인
경북 청송 출생
197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전 중학교 국어 교사
시집 <꿈은 꿈대로>, <풀리는 강가에서>
산문집 <말 붙잡기>, <빈 자리에 고인 어둠> 등이 있음.
사랑을 하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겠지요.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고
마음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꿈에서나 가능한 그런 사랑,
참 애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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