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13 아파트 內
3월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 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나태주-
2013.3.18 아파트 內
1년의 달력을 받아들고 보면 1월의 시작은 참으로 별스럽게 마음 치장을 해댄다.
그럼에도 그 시작의 의지는 이내 식어 버리고 마는 것이 오래된 습성인 것 같다.
다시 1년을 기다리자니 세월이 너무 무료하고, 그래서 다시 한 번 마음 잡으라고
만들어 준 것이 3월이다. 웅크리고 지낸 겨울도 다 지나 갔겠다, 꽃도 피겠다, 심장
에선 봄바람도 살랑거리겠다. 모든 조건이 좋기만 하다. 이 때, 기지개 한번 켜지
않고 있을 수는 없겠다.
시인이 말 한,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더라도 마음
고쳐먹고 쏘다니고 볼 일이다. 그러다 보면 봄바람 난 똥 강아지 한마리라도 만날
수 있겠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 운산 오경택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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