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페디큐어 / 박진형

서해기린 2020. 12. 29. 23:31

조그만 발톱에서 새로운 꽃 돋아나

꽃밭이 마법으로 풍성해질 때까지

발걸음 사그라지는 발끝을 생각한다

 

어머니 흔들리는 건 그늘을 입기 때문

씨방 속 남은 열기로 닳은 당신 세워 보면

점묘된 눈물자국은 혼잣말을 삼킨다

 

돌아본 발자국 소리 얼굴을 내밀 때

그믐달 위로 하나 둘 피어난 바닥꽃

꽃잎은 울지 않기 위해 발끝부터 타오른다

 

 

 

페디큐어 / 박진형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박진형 시인

1968년 전남 구례 출생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졸업

용인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교사

시란 동인, Volume 동인, 용인문학회 회원, 시에문학회 회원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전 / 이송희  (0) 2021.01.15
겨울의 환(幻) / 이송희  (0) 2021.01.11
그리움은 키가 큰다 / 최영효  (0) 2020.09.11
그때 생각 / 이종문  (0) 2019.07.27
식초콩 / 이승은  (0) 201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