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그리움은 키가 큰다 / 최영효

서해기린 2020. 9. 11. 00:54

 

 

그리움은 키가 큰다 / 최영효

 



파랗게 귀 열고 선 구절초를 보면 안다
잊으면 잊을수록 그리움만 키가 커서
내 그날 너무 쉽게 보낸 사랑 하나 있었느니

칠흙이 깊을수록 별 하나 더욱 빛나고
귓불 붉은 그리움 설레며 크던 한 때
꿈에도 보내지 못할 이별 하나 있었느니

저문 밤 혼자 잠 깨어 하얗게 앉았으면
세월의 왼쪽으로 그리움이 자라는 걸
눈이 큰 사람은 안다, 목이 긴 사람은 안다

 

시집 『노다지라예 』2014. 목언예원

 

최영효

1999년 《현대시조》 추천. 200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

김만중 문학상. 천강문학상. 형평문학(지역)상. 중앙시조대상 수상. 

시조집 『무시로 저문 날에는 슬픔에도 기대어서라』, 『노다지라예』, 『죽고못사는』,

『컵밥3000 오디세이아』,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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