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발표된 시, 시조와 수필

괄호 안에서 / 정상미

서해기린 2021. 1. 21. 14:56

토요일 절름거리고 일요일 지워질 때

구설수가 모여든 담벼락은 금이 갔다

마당은 앞뒤가 닫혀 봄에 닿지 못한다

 

한 번의 실수로 기울어진 죄수의 딸

사람들은 돋보기로 나를 들여다본다

자라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상처들

 

괄호에 갇힌 스물셋을 꺼낼 수 있을까

힘을 내! 안개는 걷히고 말 거야

습해진 귀의 안쪽을 바람이 열고 있다

 

 

괄호 안에서 / 정상미

 

 

<중앙일보 중앙시조 백일장 2020년 3월 차하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