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에 냉기가 서린다
입술을 떼어내고 가슴을 밀어낸 당신
우리는 벌어지면서
몸을 끼워 맞춘다
뒤꿈치가 가렵다고 누군가 말할 때
뒤틀린 마음 틈새로 굵어지는 눈발들
마지막 맺힌 말 하나
허공에 매달린다
자꾸 뒤를 돌아볼수록 길은 더 멀어지고
무거운 몸을 비우며 그림자가 짧아진다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시집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시인동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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