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호숫가 왕버들 아래 밥물 끓는가
산그늘 내려앉은 호수 위로
지친 꼬리별 하나둘 저녁밥 찾아들듯
톰방톰방 은하수 건너가는 저 맨발의 물수제비
그대는 물총새 되어 호수 속 나풋나풋 날아들고
달빛이 무장 그리운 날은
딸꾹질 소리만 수면 위로 스르르 미끄러지는데
하나, 둘, 셋···물 단추 풀어 헤치며
호수에 잠긴 달 젖가슴 봉긋이 드러났다
호숫가 자투리땅에 유채꽃 자지러지는 저녁
- 장하빈, 「톰방톰방 은하수 건너가고」 전문
시집 《총총난필 복사꽃》 시학 2019
장하빈 시인
1997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 시와시학 동인상,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시집 『비, 혹은 얼룩말』, 『까치 낙관』, 『총총난필 복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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