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나 하고 놀러나 다니라 해도
어느 새 이렇게 잘 키워 놓았는지 우리 엄마 정말 못말리겠다.
이쁜 아가들이 저렇게 달려있으니 매일 여기 와서 노시나 보다.
일주일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겠다.
재작년에는 밤새 도둑이 싹쓸이 해 가는 바람에 얼마나 속이 쓰렸던지....
올해는 제발 무사하기를 빌어야지.
이번에는 내가 가서 한몫 거들까 한다.
멧돼지에 오소리, 도둑까지 설쳐대니 익는대로 빨리 거두는 방법밖에 없다.
그것도 재수없으면 하룻밤새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니 그저 무사하기만 속으로 빌고 또 빈다. ㅎㅎ
못생긴 호박꽃이라지만 정이 간다.
꽃속에 벌이 세 마리나 들어 저들끼리 바쁘다. ㅎ
벌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호박이 열려 자라고 있다.
언제 봐도 이쁜 도라지꽃이다.
어릴 때는 저 꽃봉오리 터뜨리는 재미도 쏠쏠했었지.
늦게 배운 농사솜씨가 어찌나 좋은지 풋고추가 정말 실하게 많이 달렸다.
많이 달려 있는 곳을 위주로 솎아내며 푸대에 담는데 금세 가득차 버렸다.
옆지기가 좋아할 것을 떠올리니 나도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나는 맵지 않은 것을 골라 먹고 옆지기는 매운 것만 골라 먹는다. ㅎㅎ
햇빛이 좋으면 하루가 다르게 붉어 질 것이다.
아들이 출국하고 딸이 여행을 떠나면 홀가분하게 또 밭에 들러야지.
참깨꽃이다.
참깨꽃이 이렇게 예쁘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까?
다만 참깨 벌레는 진한 연두색으로 누에보다 훨씬 크고 징그럽다.
나중에 보이면 기념으로라도 찍어 올려야지. ㅋㅋ
연한 초롱꽃들이 줄줄이 달려 있다.
관상용으로도 손색없을 듯~
지금 누에를 치지는 않지만 밭둑에 뽕나무가 보여 찍어 보았다.
옛날에 오디도 따먹고 매미도 잡고 참 친했던 뽕나무.
들깨다.
삼겹살 먹으며 들깻잎을 빼면 재미가 없어진다.
이 들깨는 벌레가 있는지 먹히다 남은 잎이 제법 보였다.
카메라 밧데리가 떨어져 여기까지만 찍고 나머지는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그 쪽 들깨사진이 훨씬 좋다.
그건 며칠 뒤 올리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들깨순을 잔뜩 치고 풋고추도 따고 오이와 가지, 돌미나리와 단호박도 챙겨서 왔다.
요즘 식탁이 이 싱그런 것들로 풍성하다.
엄마가 흙놀이터에서 이런 아가들을 많이 키우니 나도 덩달이 염려반 신나는 것 반이다.
건강에 무리 안 갈 정도로만 하시면 좋겠는데 농사일이 그렇지가 않으니 문제다.
땅이 좁아도 흙은 착해서 후손들을 끊임없이 내주고 번창시키니 손이 몇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게다가 벌레들도 조금만 소홀히 하면 하루가 다르게 개체수가 많아지며 창궐을 한다.
이제는 연로해서 한 군데가 안좋아 그것을 고치면 또 다른 데가 탈나는 엄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 하자는 다짐을 하며
좀 더 자주 찾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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