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웃지 않고 다 울지 못한 시간들
겹겹이 밀려와 굳어가는 흔적
어떤 표정으로도 활짝 펴지지 않을 때
주름은 한 권의 서사가 된다
굳이 펼쳐보지 않아도 이미 슬픈 낡은 책 한 권
그 굴곡진 줄거리 어느 부분부터는
어렴풋이 나도 아는 이야기
고향집 고샅에서 일렁이던 잔물결들이
여기 먼 객지까지 밀려오는 날이 있어
그런 밤은 마음도 눈가처럼 젖었다 마르는데
한 생 반듯하게 펴보지 못하고
끝내 못다 한 말 입가에 접어두는 이
눈가에 묻어두는 이
꼬깃하게 접었던 속엣말이 내게도 있어
속삭이듯 그 주름가에 놓아보지만
괜찮다 괜찮다며 가만히 밀어내는
온화한 파문
♤♧
그는 일찍 고아가 되었다고 했다.
5월도 아닌 6월에 부모님 생각이 난다고.
그러니까 주름 한 권은 부모의 부재로 쌓인 외로움의 서사다. 어디 외롭기만 했을까. 못내 서러웠을 것이다. 괜찮다 괜찮다며 혼자 다독였을 마음, 아름다운 슬픔 한 권이 내 가슴에 뜨뜻한 물길을 낸다.
#권상진 #주름한권 #온화한파문 #고아
겹겹이 밀려와 굳어가는 흔적
어떤 표정으로도 활짝 펴지지 않을 때
주름은 한 권의 서사가 된다
굳이 펼쳐보지 않아도 이미 슬픈 낡은 책 한 권
그 굴곡진 줄거리 어느 부분부터는
어렴풋이 나도 아는 이야기
고향집 고샅에서 일렁이던 잔물결들이
여기 먼 객지까지 밀려오는 날이 있어
그런 밤은 마음도 눈가처럼 젖었다 마르는데
한 생 반듯하게 펴보지 못하고
끝내 못다 한 말 입가에 접어두는 이
눈가에 묻어두는 이
꼬깃하게 접었던 속엣말이 내게도 있어
속삭이듯 그 주름가에 놓아보지만
괜찮다 괜찮다며 가만히 밀어내는
온화한 파문
♤♧
그는 일찍 고아가 되었다고 했다.
5월도 아닌 6월에 부모님 생각이 난다고.
그러니까 주름 한 권은 부모의 부재로 쌓인 외로움의 서사다. 어디 외롭기만 했을까. 못내 서러웠을 것이다. 괜찮다 괜찮다며 혼자 다독였을 마음, 아름다운 슬픔 한 권이 내 가슴에 뜨뜻한 물길을 낸다.
#권상진 #주름한권 #온화한파문 #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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