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해피 버스데이/오탁번

서해기린 2011. 5. 31. 16:13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오탁번(1943~)-

 

                               5월 형곡초등학교 교정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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