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증후군
조경선
손가락을 때렸다 매일 하는 일인데
못은 이미 달아나고 의자는 미완성인데
날아 온 생각 때문에 한눈팔고 말았다
상처 많은 나무로 사연 하나 맞추어 간다
원목의자만 고집하는 팔순의 아버지에게
때로는 딱딱한 것도 안락함이 되는 걸까
어머니 보내고 생의 척추 무너진 후
기우뚱 옆구리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슬픔을 지탱하기엔 두 다리가 약하다
낯익은 것 사라지면 증후군에 시달린다
최초의 의자는 흔해빠진 2인용
우리는 가까운 사람을 익숙할 때 놓친다
-2016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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