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옆구리 증후군/조경선

서해기린 2016. 11. 19. 00:34

 

 

 

 

 

옆구리 증후군

 

 

조경선

 

 

손가락을 때렸다 매일 하는 일인데

못은 이미 달아나고 의자는 미완성인데

날아 온 생각 때문에 한눈팔고 말았다

상처 많은 나무로 사연 하나 맞추어 간다

원목의자만 고집하는 팔순의 아버지에게

때로는 딱딱한 것도 안락함이 되는 걸까

어머니 보내고 생의 척추 무너진 후

기우뚱 옆구리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슬픔을 지탱하기엔 두 다리가 약하다

낯익은 것 사라지면 증후군에 시달린다

최초의 의자는 흔해빠진 2인용

우리는 가까운 사람을 익숙할 때 놓친다

 

 

-2016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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