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주말 부부 클리닉 / 이송희

서해기린 2021. 6. 10. 16:51
우리는 둘만의 비밀번호 공유했지

현관문 열자마자 마주 보는 빈 벽들

침묵이 도배된 방은 대체로 지루했어


흘러내린 이불 속에 적막은 더 부풀었지

아무도 모르게 지문조차 덮는 먼지

포트엔 여느 때처럼 한숨이 끓고 있어


혀끝에 침 발라 우표를 붙이던 아침

끝 문장을 쓰지 못한 편지가 그리운데

우리는 다 식은 주말에 저녁밥을 먹고 있어



정형시학 2021년 여름호
꼭지 자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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