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의 힘/문성해 도시의 외곽에는 짐승들이 산다 동쪽에는 개들이 서쪽에는 오리와 타조들이 사료더미를 지고 오는 구레나룻 사내들보다 건장하게 자란다 신도시라 이름하는 이 도시에는 걸리적거린다 하여 전봇대들도 다 땅 속에 숨겨져 있다 공원과 분수가 넘쳐나는 거리 애완견을 모시고 나.. 좋은 시 2012.02.05
[스크랩] 수선화에게 - 정호승 詩, 안치환 노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詩 (수선화에게 ) 안치환 곡. 노래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 좋은 시 2012.02.0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山비/통영-백석 재북시인 백석, 그는 고향이 평안도 정주로, 고향에 내처 살았다. 1995년에 84세를 일기로 실제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서 월북시인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그의 불후의 명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소개한다.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 좋은 시 2012.01.18
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남신의주 류동 박시봉방)/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오는데 나는 어느 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 좋은 시 2012.01.16
커다란 창/이규리 이규리 시인 자택 거실에서 유리창을 통해 밖을 보며 찍은 사진 팔공산 자락에 위치해 조망이 좋음 창이 큰 집에 살면서 오히려 창을 가리게 되었다 누가 이렇게 큰 창을 냈을까 이건 너무 큰 그리움이야 어떤 사람은 그리워하지 않기 위해 창을 낸다고 했지 감방의 창을 생각해 보라 뚫.. 좋은 시 2012.01.11
우화의 강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좋은 시 2011.12.20
길고 따뜻한 팔/개망초꽃 여러 억만송이/그리움의 시...김선굉 11월 중순 아파트에서 길고 따뜻한 팔 대구에서 단밀까지 이백리 차를 모는 초겨울 출근길, 해평 들판 위로 자욱이 떠오른 쇠기러기떼를 보고, 기러기떼 기럭기럭 하면서 동요를 부르다가, 그 노래가 어쩌다 어머님 은혜로 이어졌는데, 아무 생각없이 그 노래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렸다. .. 좋은 시 2011.12.06
멀리 가는 물/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 좋은 시 2011.11.08
홀로서기/서정윤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 정해졌었다면, 이.. 좋은 시 2011.11.04
효자가 될라 카머/이종문 -금오산 금오지 입구- 아우야, 만약 니가 효자가 될라 카머 너거무이 볼 때마다 다짜고짜 안아뿌라 그라고 젖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너거무이 기겁하며 화를 벌컥 내실끼다 다 큰 기 와이카노, 미쳤나, 하실끼다 그래도 확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김선굉 시인의 말/이종문- 이종.. 좋은 시 2011.10.28